가톨릭 궁정 교회를 지나 향한 다음 목적지는 18세기 초에 지어진 바로크 양식 건축의 정수인 '츠빙거 궁전 Dresdner Zwinger'이었다. 아우구스트 1세가 여름 별장으로 사용하고자 건축되었으며,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길 바랐었다고 한다.
이 궁전 역시 전쟁의 포화를 피해갈 순 없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대공습으로 대부분 파괴되고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복원된 건물이라고 한다.
위의 사진은 츠빙거 궁전으로 들어가는 문 중 하나인 '왕관의 문 Kronen-tor'. 폴란드를 점령한 기념으로 만든 문이라고 한다.
츠빙거 궁전 내부는 현재 미술관 및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궁전 외부를 둘러보는것은 무료이고 내부 관람을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매하여야 한다. 미술관 내부에는 루벤스, 렘브란트, 라파엘로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라파엘로의 <시스티나의 마돈나>.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카메라에 남아 있는 작품이 많지는 않다.
츠빙거 궁전 다음으로 향한 곳은 '뮌츠가쎄 Münzgasse'. 프라우엔교회에서 엘베강쪽으로 향하면 보이는 번화가로, 식당들이 모여 있어 드레스덴 여행 중 꼭 들르게 되는 장소이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이 식당이다.
'쿳쳐쉥케 Kutscherschänke'. 여기 굴라쉬가 진짜 끝내준다.
여기서 Dresdner Gulaschsuppe를 주문했었다.
나중에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에서 맛보았던 굴라쉬수프랑은 다른 느낌. 살짝 매콤하면서도 토마토향이 느껴졌었다.
생애 첫 굴라쉬라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진짜 맛있었거든.
배도 채웠겠다, 뮌츠가쎄에서 엘베강쪽으로 가다 보면 '브륄의 테라스 Brühlsche Terrasse' 쪽으로 나갈 수 있다.
이날은 1월인데다, 눈발이 간간히 날리던 날씨 탓에 강바람이 굉장히 차가웠었다.
너무 아쉽게도 강가에서 시간을 보내긴 힘들었던 날씨였지만 구시가지에서 엘베강을 건너 바라본 작센주 정부청사와 신시가지 풍경은 유럽 특유의 여유로운 풍경과 어우러져 굉장히 아름다웠다.
덜덜 떨면서 향한 다음 목적지는 '드레스덴 성모 교회(혹은 프라우엔 교회) Frauenkirche dresden'.
이 교회는 2차 세계대전때 완전히 파괴되어 전후에는 연합군의 만행을 보여주자는 뜻으로 잔해 그대로 방치되었으나, 독일의 통일 이후 퍼즐맞추기를 하듯 사용 가능한 잔해들에 일일히 번호를 매겨 쌓아 올린 끝에 2005년에 복원이 완료되어 지금은 전쟁의 아픔을 나타내는 건축물에서 화해의 상징이 된 교회이다.
건물 외벽은 복원된 부분과 폭격때 파괴된 잔해를 재사용한 부분이 엉켜 얼룩덜룩했다.
과거의 상처를 그대로 안고 있는 성당.
이 교회는 대폭격 당시 처참하게 파괴된 성모 교회를 고증만으로 거의 완벽에 가깝게 복원시킨 기적에 가까운 사례로 남는데, 사실 폭격 당시 건물의 대부분이 파괴되어 검게 그을린 잔해가 사용된 부분은 소수에 불과하고 외벽 대부분을 현대의 기술로 복원켜 얼룩덜룩한 흑백의 드레스덴 구시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되었다. 원래는 폐허가 있던 자리를 밀어버리려고 했었다는 글도 본 것 같은데, 드레스덴 시민들이 파괴된 잔해들을 번호를 매겨 각자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 교회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드레스덴 여행을 계획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 성당인데, 드레스덴에 언젠간 들르게 될 여러분에게도 책으로만 접했던 전쟁의 참상을 피부로 느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잠시 휴식을 갖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던 길,
너무 추워 집으로 질러가기 위해 골목길로 가다 길을 잃어 어딘지도 모르고 무작정 발걸음을 재촉하던 찰나, 앞에 보이던 회색 건물에 있는 작은 문틈에서 나는 큰 음악소리에 이끌려 들어가게 된 길에서,
작은 선물을 발견했다.
방문시기는 1월이라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큰 기대 없이 도착한 도시였는데, 어딘지 모를 건물들 틈에서 이런 작은 마켓을 발견했다. 아마 메인 크리스마스 마켓이 아니라 1월까지 계속 영업했을수도.
작고 투박한 마켓이었지만 추위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만난 작은 행복. 다시 가더라도 찾을 수 없겠지 아마.
그리고 추위에 지쳐 집으로 돌아갔다가 마트에 가서 간단히 장을 보면서 버터밀크를 샀는데, 이름값을 전혀 못하는 놈이었다. 버터밀크를 들고 숙소에 돌아와서 방에서 쉬던 이탈리아인들에게 이게 대체 뭐하는거냐고 물어봤다가 마시는거 아니란 소리에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
고단했었는지 한숨 자고 야경을 보러 나갔었는데,
난데없는 눈소식.
주변지역에 죄다 퍼붓는 바람에 프라하까지 정말 고생해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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